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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반려조와 동거일기

앵무새와 구충

#1. 앵무새 뽀뽀. 조심!

 

다른 앵무새들은 채소도 잘 먹고 과일도 마구와구 잘 먹는다는데

우리 애들은 물기가 묻은 음식을 안 좋아하다보니 채소도 과일도 잘 안 먹는다.

그나마 토토는 나름 잘 먹는 편이긴 한데 피코는 귀신같이 알고 입에 닿자마자 퉤퉤.

겨우 먹는 건 당근, 양배추, 사과... 눈꼽 만큼...?

다양한 식감을 느끼게 해주고픈데 식성 까다로운 녀석. 어휴.

그렇다고 밀웜 같은 것도 안 먹이기 때문에

굳이 구충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애들이 갑자기 살이 빠지는 것 같아서 이래저래 알아보던 중

사람과 뽀뽀를 통해 구충에 감염된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접했다.

하긴, 잡식성인 사람과 살다보면 애완동물도 충분히 구충감염이 가능한 것을...

심지어 난 회도 엄청 좋아하고 생야채도 염소 마냥 즐겨먹는데...!!!

우리 가족들끼리만 1년에 한 번 정도 구충했지 얘네들은 생각지도 못했다.

 

 

띠로리... 우리 피코의 흔치 않은 애교 넘버 쓰리에 들어가는 뽀뽀..

뽀뽀 가르쳐주느라고 지극히 고생한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부리만 살짝 닿는 건데 어찌 안될까? 하고 스스로를 꼬드겨 보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것이니... 안 돼

흑흑 조심해야겠다.

 

 

 

#2. 언제 구충할까

 

그런데 이 구충제라는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나쁜 것들만 쏙쏙 골라 죽이는게 아니라 장 내 유익한 세균까지 그냥 몽땅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도 항생제를 먹으면 유익한 세균들이 정상적으로 자리잡는데에

한 달 정도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물며 이 꼬맹이 녀석들의 장은 오죽할까.

추측보다는 확실한 증상을 가지고 처방하는 것이 좋다.

변 검사를 의뢰하여 결과를 보고 구충 필요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변 검사비용은 저마다 다르지만 1-2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면 절대 잦은 구충은 삼가도록!!!

건강한 아이를 되려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몸무게와 변 상태를 규칙적으로 체크하며 일년에 1-2번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왕관앵무새의 평균 체중은 약 90-100g 정도로,

이 것도 애들마다 달라서 매일매일 정기적으로 몸무게를 재어 평균 체중을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사람들을 보면 마른형, 뚱뚱형 있듯이 새들도 그렇다. 토토 85g, 피코 96g1-2g씩 변동 있는 정도.)

 

변은 점성, 색깔 등을 체크해야하는데

먹이나 변을 보는 시기에 따라 그 정도가 다 다르므로 일회성 증상으로 판단하지말고

일정 시간을 두고 꾸준히 관찰하여 파악해야한다.

(가령 물기 많은 음식 먹으면 일시적으로 물똥 싸는거 당연한데

물똥 한 번 보자마자 애 설사한다고 이래저래 설레발하면 되려 아이를 스트레스받게 할 수도...)

다만 혈흔이 보일 때는 빨리 병원으로...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얕은 지식과 견해로 아이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으니

매사 섣불리 자가판단 내리지 말고 신중할 것!!

 

 

#3. 구충제

 

다양한 구충제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며,

간혹 가축용이나 사람용 구충제를 새들 몸무게에 맞추어 투약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조류 전용의 구충제를 사용하자.

어차피 다 같은 건데 조류전용이라고 갖다붙여서 돈만 비싼거 아니야!? 싶기도 하지만..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어떤 성분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모르니까

조류전용의 구충제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한 두 푼 아끼려다 아이들을 영영 못 볼 수도 있다.

 

나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웜아웃겔 (Wormout gel)을 투약했다.

 

100ml50ml 두 용량으로 구입이 가능한데 가격은 대략 3-4만원 했던 것 같다.

50ml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되었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작다.

 

완전 밀봉 되어 있어서 매우 마음에 든다.

간혹 구충제 소분해서 팔거나 쓰던 거 나눔하는 경우를 보는데

구충제를 비롯한 모든 음식, 간식, 비타민 등등 ... 소분되어 있는 것을 살 땐 가급적 조심하도록.

세균 감염 및 변질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용 후 보관할 때도 주의주의.

 

 

 

 

음수로 투약할 경우, 80ml에 구충제1ml를 섞어 주면 되고 투약하는 동안 다른 물은 일체 주지 않는다.

한번 펌프할 때 1ml가 나오게 끔 되어 있다는데 간혹 1ml가 못나올 때도 있다.

일년에 한 번 고작 쓰는데 50ml라 많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물을 자주 갈아줘야 하니 소모량이 많았다.

 

수용성겔이라는데 생각보다 잘 섞이지 않아서 깨끗한 용기에 넣고 흔들어 섞는게 편하다.

물이 샛노래져서 내가 당황. 막상 애들은 생각보다 거부감 없이 잘 마시긴 하는데

새가 평소 마시는 물의 양에 따라 투약량이 달라지므로

가능하다면 음수말고 직접 투약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애들은 억지로 먹였다간 스트레스 대폭발하여 하루종일 죽은 듯이 지낼 성격이라 그냥 음수로....

 

구충제는 사육하는 모든 새들에게 동시에 투약해야한다.

그래서 이 날 나도(?) 같이 구충했다. ㅎㅎ

 

구충 후에는 장 내 세균들이 회복되길 바라며 프로보틱을 조금씩 꾸준히 주었고

1-2주 후 몸무게가 다시 조금씩 회복되었다!

 

 

 

사랑하는 반려조를 나의 실수로 아프게 할 수도 있단 두려움에 매사 더 신경쓰게 된다.

 

울 엄마는 이래저래 마음 쓰고 신경 쓰는 딸이 어지간히 마음에 안드시는지

수화기 너머로,

시집도 안 간 애가 갓난 아기 같은 자식을 둘이나 끼고 산다며 잔소리 대폭발ㅎㅎㅎ

엄마의 사랑이 담긴 마음이려니.

피코 토토! 너희들만 (나한테사랑 받냐~ 나도 엄마한테 사랑 받는다.

 

우리 모두 건강하자!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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