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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혼잣말

복(福)을 쌓다.

오늘 아침 뉴스, 순간 내 손을 멈칫 하게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낯선 사람에게 전화 한 통만 쓰게 해달라고 부탁하여 휴대폰을 빌려서는

순식간에 모바일 결제를 진행해버리는 범죄가 급증한다고.

허 참 하다하다 못해서 별 짓을 다 하네.

상대방의 호의와 배려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다니.. 담 넘어 도둑질하는 놈보다 더 나쁜 것 같다.

이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다른 사람들에게 조차 도움 주기가 두려워진다.

안 보이는 척, 안 들리는 척, 모른 척 하는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얼마 전 순천 나들이 다녀올 때 휴대폰을 잃어버릴 뻔 했던 일이 떠올랐다.

딱 우리 엄마같아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휴대폰을 습득하셨는데

모르는 나를 위해 가던 길도 못가고 한참을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셨다.

휴대폰에 신용카드를 꽂아뒀던터라 찾으러 가는 도중에도 아줌마가 의심되어 카드정지할까말까

혹시나 보수를 바라면 어떡하나 마침 현금도 없고 줄게 없는데 어떡하지 안절부절 하며 갔는데

두 손에 쥐어드린 음료수를 받으며 되려 어쩔줄을 몰라하시던 아주머니..

너무너무너무너무 부끄럽고 속으로 죄송스러웠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 엄마께 전화를 걸어 엄마같은 사람이 휴대폰을 찾아줬다하니

"그래 그래서 복을 쌓아야해. 다 돌아오는 거야." 하며 웃으신다.

 

엄마는 우리들끼리 말로 오지랖이 좀 넓으시다.

간섭이라기보다 남에게 베푸는데에 한정없다.

 

구정 설날 아침, 시내버스 안,

꼬맹이가 새뱃돈으로 받은 5천원을 잃어버리고 속상하다며 지네 엄마한테 안겨서 엉엉 울고있었다.

아이고 속상하겠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만원을 아이에게 쥐어주며 새해 복 많이 받아^^ 하신다.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와 아이엄마, 우리들.

그 날 택시 탈 돈 만원 아끼려고 그 많은 짐을 부랴부랴 들고 힘들게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알지도 못 하는 그 애한테 만원짜리를 덥썩!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들 폭풍 원성이 쏟아졌다.

"아니 엄마 그냥 그 돈으로 택시나 타고 오지.. 것도 5천원 잃어버린 애한테 왜 만원이나 주셨어요?!"

엄마는 그저 웃으며

"새해 부터 얼마나 속이 상했겠어? 그치만 그 1만원으로 오늘이 정말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었을거야.

그리고 베풀면 다 돌아와. 내가 베풀면 다 너희에게 돌아갈거야"

 

어휴 딸들은 콧방귀를 끼며 한마디씩 한다. 엄마만 착하지 다른 사람들은 다 나빠.

 

하지만 왠지 믿고 싶다.

복을 쌓으면 분명 나에게 돌아올거라고.

착하고 인정머리있게 살아간다면 분명 좋은 날이 있을거라고.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면, 또 어떤 누군가가 내 소중한 사람들을 도와줄거라고.

 

뉴스에 나오는 저런 마음 고약한 사람들도

결국은 우리 엄마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반성하고 변화할 거라고.

 

복은 나만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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