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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혼잣말

도전보다 어려운 재도전, Forget about it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땐 목적이 있었고, 의지가 있었고, 의욕이 있었다.

블로그라는게 그냥 매일매일 글이랑 사진이랑 올리면 되는건데,

일기쓰기도, 가계부쓰기도 너무너무 어려운 나에겐

이 꾸준함의 일상자체가 도전이었다.

 

도전의 시작은 나름 성공적(?)이었고 참 보기 좋았으나...

어느 날 목적을 잃으니

변명하게 되고 핑계만 늘어놓게 되고

의지가 사라져갔다. 의욕만 남겨놓은 채

 

그러다 일생의 중요한 시기를 겪으며 의욕조차 눌러두고 지낸지 1년

 

잊고지내다시피 한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와 지난 기록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멈춰버린 블로그 시계를 보니

난 과연 도전에 실패하고 말았나. 라는 자책이 든다.

 

주변 사람들은 종종 블로그를 왜 안하냐고, 다시 하라고 했다.

 

하지만

뭐든 어렵게 생각하는 내가 아니던가.

 

재도전이란 것은 지난 도전까지의 책임을 지니고

더 엄중한 심판을 받는다.

"이럴줄 알았어. 역시. 그럼 그렇지. 저번과 다를게 없구나. 나아진 게 없어."

이같은 평가를 빗나가기 위해 애써야 한달까.

이런 생각 자체가 참 의미 없고 발전 없는 장애물임을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못내 무시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도전할때는

저번과는 남다른 각오와 의지가 있어야만

이런 압박감조차 억누르고 마침내 도전에 성공한다.

그런데 난 그런 의지가 없다...

의욕만 앞서는 의지없는 행동은 항상 모진 결과를 가져왔다.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 하게 했다.

선뜻 블로그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여태 외면했다.

 

비단 블로그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삶이 그러하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재도전을 두려워하고,

결국 아무것도 나아지는 것 없이 한발을 못 떼고 있다.

그저 스스로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 고작이다.

나는 여기에 계속 멈춰서있을 것인가.

제3자가 말하는 도태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진정 내가.

 

조금 오바하여 진지해졌는데, 결론은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특별한 각오와 특별한 의지 없이

그냥 한 번 써보지 뭐. 한마디만 가지고서

 

어제 영재발굴단에서 영재들을 키운 아버지들에 대한 내용을 다뤘는데

한 때 가수로 활동했던 이소은의 아버지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Forget about it. 이라고 한다.

"잊어버려라, 생각하지마"

내게 너무나도 필요했던 것이고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아무리 애써도 안 되던건데 ....

이상하게 어제의 저 한마디가 나를 변화시킬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이상하고도 복잡한, 잡다한 생각들을 버리고 그냥 시작해보려 한다.

아무렴 어때.  Forget abou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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