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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아카이브

자이글 핸썸 후기

#1. 집안에서 고기를 못 구워먹겠어!!!

 

혼자 자취 할 때는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 별로 겁이 안 났는데

결혼 후 점점 몸과 정신이 고되다보니, 고기 먹는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집안에 고기냄새, 온 바닥에 기름......................

한 일주일 내내 환기시키고 걸레질을 하는 것 같다.

 

나는 고기를 삼시세끼 달고 사는 식습관은 아니고

한달에 서너번 정도? 허하다 싶을 때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

남편은 시댁이 워낙 고기파라 고기사랑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래서 친정만 내려갔다하면 엄마가 고기를 챙겨주시는데...

많이도 말고, 딱 삼겹살 두 줄만 구워서 반찬으로 먹고픈데

그 두 줄 먹으려고 며칠내내 냄새와 기름 때문에 씨름할 걸 생각하니 짜증폭발...

 

그냥 차라리 밖에서 먹을까, 싶지만

내가 또... 고기를 밖에서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가격대비 고기 질도 별로고, 고기 식당이 못미덥기도 하고..

게다가 난 꼭 밥이 있어야하는데 공기밥 천원씩 내고 먹기도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ㅠㅠㅠ

고기가 너무 먹고싶은데 선뜻 못 먹으니 진심 분노가 막 속에서 차오른다.

참다참다 못해 남편과 둘이서 마음 먹은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자이글.

 

사실 이미 시댁에서 몇 번 사용해봐서 어느정도 장단점을 알고 있기때문에

"됐어, 굳이 비싼 돈 들여서 뭐하러~" 그랬는데

진짜 이러다가 고기 못 먹어 죽은 귀신이 될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사기로 했다.

 

 

#2. 자이글을 선택하다.

 

자이글을 막상 사려고 보니 모델이 다양했다.

2017년 신상으로 자이글 스마일이란 모델이 나오긴 했는데

헤드 연결하는 목이 돌아가는 점, 불판 종류가 다른 점... 을 빼면 그냥 그렇다.

다른 모델들도 가격대비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으므로...

젤 저렴하면서 대중적인 자이글 핸썸을 사기로 결정!

홈쇼핑에서 사은품 이리저리 많이 주는 걸 봐뒀던지라 홈쇼핑 앱을 통해 구입하기로 했다.

방송을 보고 사는게 아니라서 사은품 이미지를 볼 수 없었음 ㅠㅠ

뭐 사은품에 그닥 기대하지 않으니까 대충 사! ㅋㅋㅋ

 

선택한 자이글 사은품은 마커스홈세트20P, 가리비식품건조기, 가마솥.

 

할인쿠폰이며, 청구할인까지 해서 아마 약 14만원 정도 주고 산 듯.

 

총알배송.

본품 박스와 사은품 박스 두개나 와서, 남편이 들고오느라 고생했다... ㅋㅋㅋ

 

 

 

팬 3종류랑, 기다란 집게, 자이글 보관용 덮개, 사용설명서

 

 

그리고 자이글 !! 과 본체 아래 붙어있는 팬서포트.(팬 높이를 올리기 위한 도구)

 

뭐 이미 알고있던 구성이라 새로울 건 없는데...

저 집게 뭔가 허당이다. 손에 힘이 많이 가.

그리고 자이글 덮개.. 말 그대로 덮개였다.

난 지퍼가 달려있어서 선풍기 포장 씌우는 것처럼 깔끔하게 잠글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저 상태에다가 천을 덮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치도 못했던 거라, 정말 충격받았다.... 빳빳하지도 않아서 너저분하게 펄렁펄렁 거림.

 

 

#3. 자이글 사은품 : 마커스홈셋20P, 식품건조기, 가마솥

 

사은품은 예상했던대로 별로다. 내 돈 주고는 안 살 것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선물이라도 주게 돌체구스토로 선택할 걸 그랬나.

 

가마솥은 뚝배기만한 크기인데, 너무 얇은데다가 코팅도 뭔가 마음에 안 든다.

실제로 써봐야 좀 더 알 것 같은데 과연 내가 쓸일이 있을까...ㅋㅋ.

 

마커스홈셋20P 그릇세트는, 같은 브랜드 다른 디자인 세트로 왔다.

사실 디자인이 도찐개찐이라 ㅋㅋㅋㅋ구성과 모양은 같으니 교환 귀찮아서 그냥 쓰자고 남편 설득함.

사진으로 볼 땐 가벼워보이던데 제대로 낚였다. 엄청 무겁다.

상차리거나 설거지할 때 힘들어서 항상 얇고 가벼운 그릇만 써왔는데, 얘네 들다가 헉 소리 났다.

그릇 품질도 쏘쏘.  쓸 생각이었는데, 진짜 막 써야겠다.

3인용이라 하나쯤 깨먹어도 된다며 남편이랑 애써 위안삼음....ㅋㅋ

 

식품 건조기는 자이글 회사에서 나오는 자매품이다.

1만원 후반대 정도면 인터넷에서 별도로 살 수 있던데...

플라스틱 싫어하는 1인이므로...

나중에 고구마나 한 번 말려볼게... 말만 던져놓고 일단은 박스 다시 포장해서 넣어둠 ㅋㅋㅋㅋ

어느 블로그에서 오렌지 말리는데 20시간? 걸렸다고 해서.... 엄두가 안남

 

 

 

#4. 자이글 핸썸 사용후기

 

냉동 삼겹살 구워먹을거라는 걸 뇌가 인지하지 못했나봐.

고기 상차림 준비 다 끝내놓고서야 아차 하고 생각남. 미리 냉장실로 옮겨놓았어야 하는데ㅠㅠ

꽝꽝 얼어붙어있는 삼겹살님...

에이씨 적외선이니까 일반 팬하고는 다를거야하고 냅다 던져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

.

.

이 후 과정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느라고 너무 신나가지고...

냉동 삼겹살을 뭉탱이로 올리는 바람에 시간이 쬐끔(?) 더 걸렸지만

아주 잘 구워먹었다.

 

 

>> 냄새

시댁에서도 사용해봤었지만, 또 직접 사고보니 반신반의가 되어서 내내 킁킁 거렸다.

삼겹살. 얼마나 기름 튀고, 냄새 나는 부위인가....

근데... 이런... 진짜 냄새 안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느때 같으면 삼겹살 단 두 줄에 온 집안이 고기식당처럼 냄새가 진동 할 텐데 ,

아니 후라이팬 타는 냄새라도 났을건데..

진짜 안 난다.

코가 은근하게 마비된 걸지도 모른다고 마지막까지 의심했지만, 마침 잠깐 외출할일이 있어 나갔다왔는데 여전히 냄새 안 남.

물론, 냄새가 안 난다는 말은 고기를 구을 때 나는 고기 기름 냄새를 말하는 거고,

밥상에서 고기를 먹으니 아주 미~~약하게 고기 냄새가 남. (이것도 남편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개코니까.)

딱 계란 후라이 구운 냄새가 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실 한켠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들이 있었는데 고기냄새 하나 배어들지 않았다.

냄새 이거 하나는 진짜 만족스럽다.

 

>> 기름

혹시 몰라 테이블에만 신문지를 깔았는데

방바닥엔 전혀 기름이 없고, 자이글 팬 바로 옆에도 별로 튀긴 게 없다.

아래 사진의 초록 원이 일반적인 기름 튀는 정도이고,

빨간 원은 내가 고기 자른답시고 막 부산했더니 좀 더 튐.

 

그리고 적외선 나오는 헤드 윗부분에 기름기가 좀 있음

 

본체 아래의 기름받이 통에는 기름이 가득함

 

이걸 까먹고... 그냥 덥썩 집어서 바닥에 기름을 좀 엎었다.....

자이글이 무색해지도록 방바닥에 기름칠 해버렸네... 하루종일 방바닥 닦았다.. ㅠㅠ

근데 엎고도 이 정도 남았으면 기름 진짜 많이 나왔네.

 

 

>> 눈부심

눈이 부시다. 너무 부시다.

하필 이 날 테이블 높이가 좀 있어서 더 눈이 부셨다.

눈 시선보다 훨씬 낮춰서 고기를 구워야 그나마 눈이 편할 것 같다.

고기가 선홍빛으로 보여서 안 익은 줄 알았는데 불을 끄고 보니 전부 다 익었음.

 

 

>>조리가 불편하다

헤드는 고정되어 있고, 팬과 헤드 높이간격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뭔가를 뒤집는다거나 팬 가운데 있는 걸 빼온다거나 하려면 은근 불편함.

볶음요리 할 땐 더 거슬릴 것 같은데, 해봐야 알 것 같다.

 

>>뜨겁다(???)

팬이야 뜨거운게 당연하겠지만, 전방 50cm까지 주의를 해야한다.

자이글로부터 60cm 떨어진 곳에 휴대폰을 뒀는데 휴대폰 터지는 줄 알았다.

적외선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주변에 반찬도 놓고 싶지 않았다... ㅋㅋㅋㅋ

굽는 동안 자이글 혼자 멀찌감찌 뒀다가, 불 다 끄고 달라붙어 먹음.. ㅋㅋㅋ

왜 애초에 기다란 집게가 구성으로 포함되어 있는지 알만하다.

하지만 집게가 허접해서 난 못쓰겠다는게 문제...

 

>>익는 속도

장난아닌 열기 치고 고기가 너무 천천히 익는다.

굽는 속도가 느릴 때 미리 5분 예열 후 구워보라는 메뉴얼이 있는데,

그것도 잠시 뿐이다. 막 올렸을때나 칙~~ 할 뿐.

시댁에서도 자이글로 남자 둘, 여자 둘 먹으니 정적의 텀이 생겼었다.

이 날도 마지막에, 이미 익은 콩나물을 좀 더 고들하게 구워 먹으려고 올렸는데

보통 불판이었으면 1-2분 만에 샤라락 구웠겠지만

콩나물 올려놓고 한 5분 멍때리고 있었음.

딱 2-3인용인 듯

아니면 그 정적의 텀을 도란도란 수다로 즐기거나........

 

>>고기 맛

적외선으로 굽다보니 고기 구워지는게 좀 다르다.

고기 맛이 1/2로 감소 됨

이건.. 직접 구워먹어봐야 알 것이다.

팬에 지글지글 굽는 고기만큼 맛있지 않다. 음 역시 설명이 불가능해..

냄새가 안 나서일까? 라고 생각해봤는데

냄새 문제가 아니고 진짜 고기맛이 좀 다르다.

그저 고기니까 맛있고, 고기가 원래 너무 맛있으니까 1/2로 감소되어도 맛있어서 먹을만한거임.

 

그리고, 고기가 바싹 익혀진다. 이건 호불호가 있겠네.

기름기 쫙 빠져서 단단해진다.

그렇다고 바싹 익혀지기 전에 먹으려면, 기름이 줄줄 흐르는 수육같은 상태임..ㅠㅠ

기름이 고기의 온 사방으로 줄줄 나와서 바싹 익히기 전에는 마치 수육을 기름에 풍덩 담갔다가 먹는 느낌이다.

남편은 마침 바싹 구운 고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속까지 잘 익되, 겉은 바삭하면서 육즙은 살아있는 고기를 원하는데.... 얜 그게 안되는 듯.

 

>>청소불가

그리고 지금 가장 거슬리는 것이 적외선 헤드 청소 불가!!

신기하게 옆으로는 잘 안 튀고, 위로 튀어댄다.

딱 한 번 구워먹었는데 적외선 헤드 부분을 보니 저렇게 시커멓게 되었다.

 

무슨 싸구려 재질이길래 닦이지도 않고.

분리도 안 됨.

어쩌란 거지... 고기 몇 번 더 구워먹다가는 아주 그냥 새카매질 것 같은데.

 

개인적인 평점 ★★★☆☆

가격대비 품질의 견고함이나 재질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냄새와 기름면에서 압도적으로 좋기때문에

전체적인 만족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용할 의사가 있다.

 

다음엔 고등어를 구워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