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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임신과 육아

임신 증상! 태동, 아가가 느껴져요.

#1. 아가야, 거기 있니?

 

임신 했다는 걸 인지하고,

초음파로 태아 심장소리 뛰는 것도 듣고, 꼬물꼬물 팔딱팔딱 움직이는 것을 봤어도

사실 내 뱃속에 한 생명이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았다.

이유 없이 아프고, 이유 없이 입덧하는 그런 기분일 뿐....

 

뭐 아무것도 느껴지는게 없으니 배가 좀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열무가 무사한지, 별일 없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임신 초반에는 그저 시간이 빨리 흘러가주기만을 바랐다.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도 있지만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태동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까 마냥 기다려졌다.

 

열무야!

거기 있니?

네가 잘 있는지 궁금해!

열무가 보내는 신호를 느끼고 싶어!!      

..

..

..

 

두근두근

태동 생각만 해도 설렘.

이때만 해도... 태동이 힘들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 ㅋㅋㅋ

 

어리석은 여자여... ㅋㅋㅋㅋㅋㅋㅋㅋ

 

 

 

#2. 첫 태동을 기억해요.

 

이른 사람은 16주부터, 보통은 18주에서 20주 쯤부터 태동을 느낀다.

아주 미약해서 초산인 경우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으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태동을 느끼는 시기가 늦기도 한단다.

 

첫 태동은 배 속에서 뭔가 미끄러지는 듯하거나

뽀글뽀글 물방울이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그래 그렇단말이지, 하며 뱃 속의 감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15주가 끝나가던 즈음 입덧에 지쳐 침대에 누워있는데

 

배 속에서 뽀그르르.... 하는게 느껴졌다. 

가스가 꼬르르 하나? 에이 설마 벌써 태동일까, 아니야 착각이겠지 하며 무심히 넘겼는데

그 다음 날도 다음 날도 느껴졌다.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태동이다!!!

 

초산에, 체중도 많이 나가는데... 세상에 벌써 태동이라뇨.

내가 참 예민하긴 한가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에서는 첫 태동 느낀 날을 기록해두면

태아의 발육 상태를 판단하고 출산 예정일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중요한가보다 했는데

막상 병원에서 의사샘이 아무 말이 없길래.....

그냥 아기의 첫 신호 의미로만 기억해 둠 ^^;

 

 

 

#3. 태아와 교감

 

처음엔 아주 미약하게 뽀그르르 뽀그르르 하던 게

점점 꿀렁꿀렁 쿡쿡 움찔움찔 신호가 커졌다.

 

가끔 딸꾹질 하는 것도 느껴졌다.

일정한 간격으로 태동이 느껴져서 이게 뭔가 했더니

태아가 양수를 꿀꺽꿀꺽 하다가 딸꾹질을 하는 거라고... 아 귀여워! ㅋㅋ

 

어찌나 신기한지 ㅋㅋ

남편은 밤마다 배에 손을 올리고서

"열무야, 열무야, 아빠야~ 열무야 대답해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답해보라니.. 남편 욕심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요?... ㅋㅋ

물론, 남편이 퇴근해서 태담 해줄 때 폭풍 태동 하는 것 보면 대답하는 것 같기도 해 ㅎㅎㅎ

 

친정에 내려가서 열무 이모들에게도 태동을 느끼게 해줬는데

꺅꺅 신기하다고 소리지르고ㅋㅋㅋ

 

태동이 느껴지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나 역시 이전과는 다른 기분이랄까

태동으로 느껴지는 아가의 움직임을 통해

내 뱃속에 귀한 생명이 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 와중에

책에서 태동으로 태아와 교감하는 법을 봐서 또 열심히 시도를 해봤네.

간단히 말해서 태동이 느껴지는 곳을 엄마가 같이 톡톡 쳐주면서 태아와 교감하는 건데....

흠.

한번도 성공한 적 없고... 애초에 이게 교감하는게 맞는 건지 반신반의.. ㅋㅋ 에잇

 

 

 

#4. 태동으로 힘든 나날들

 

태동으로 힘들다고 하면 행복한 고민인가. ㅋㅋㅋ

물론 힘들다는 건 육체적으로..ㅠㅠ

 

심적으로는 태동을 느끼고서부터 불안한 마음이 많이 줄어들었다.

배가 뭉치고 갑자기 컨디션이 뚝 떨어지더라도 태동이 느껴지면

 

우리 열무 잘 놀고있구나, 건강하구나 하며 안심이 되고 조바심이 덜 생긴다. 

꽤 느긋해지기도.

 

하지만 내 뱃 속은 안녕하지 못한 것 같다......

태동이 나를 힘들게 한다. ㅠㅠ

처음엔 방광을 그렇게 차대더니

어느때부턴가 허파? 갈비뼈를 엄청 짓누르고

지금은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서 그런지 발로 위(胃)를 엄청 찬다.

열무야...가뜩이나 널 위해 자리 양보하느라 비좁아진 내 뱃속을 그렇게 사정없이 치기 있니...ㅠㅠ

 

아무래도 편히 누웠을 때 태동이 더 잘 느껴지는데

태동 때문에 배가 너무 꿈틀꿈틀 울렁울렁거려서 도통 잠을 못자겠더라.

 

특히 새벽 3,4시에 미친듯이... 말그대로 폭.풍.태.동

어찌나 빵빵 차는지 순간 무섭기까지 ㅋㅋㅋㅋ

와... 배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아무래도 아들이 태동이 심하다더니 그래서 그런건지.

아직 막달도 아닌데 이렇게 활발해서 벌써 두렵다.

너의 존재감 이제 확실하니 조금만 살살 차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