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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임신과 육아

임신 24주, 임신성 당뇨검사

원래는 입덧이 심해서 워낙 못 먹었기 때문에 별 걱정할게 없었는데
20주부터는 입덧이 조금이나마 덜해지면서
먹기는 엄청 잘 챙겨먹고 후폭풍으로 괴로워 어쩔줄 모르는, 그런데 또 먹는 순간에는 괜찮은.
일명 먹덧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되었다.ㅠㅠㅋㅋ

 

게다가 먹기 편한 빵, 과자 류만 땡겨서 고지방 고칼로리 저영양가 식단으로 한동안 버텼더니
살도 갑자기 오르고... 붓기도 좀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몸에 좋거나 나쁘거나 먹히는게 어디야!" 하며 신나서 먹었지만
임신 중독증도 걱정되고,
당장 24주차에 진행할 임신성 당뇨검사가 다가와서 덜컥 겁이 남ㅋㅋ

 

 

 

#1. 임신성 당뇨란?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때문에 임산부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이 저하된다.
일반적으로 인슐린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증가되는데,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임신 전 당뇨가 있거나
당뇨 가족력이 있으며 35세 이상인 경우에 특히 주의해야한다.
임신성 당뇨는 선천성 기형, 사산, 저혈당증 등 분만 이상이나 분만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출산 후에도 혈당 조절이 제대로 회복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단다.

 

임신성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2~4%라는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막상 임신성 당뇨인 사람이 많아보여서 더욱 불안해짐...ㅠㅠ
이래서 인터넷 검색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2. 평소대로 먹기  

 

임신성 당뇨 검사, 일명 임당 검사를 한방에 통과하려고 막 용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평소 같이 먹어야 오히려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고 하니까 유별나게 굴지말라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당일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 전날 빵을 먹으면서도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이 불안하고 죄스러웠으므로 ...
빨리 검사 끝나고 맘 편하게 먹고 싶음 ㅋㅋㅋㅋㅋㅋㅋ

 

임신성 당뇨 검사 방법은, 금식 3시간 정도 하고
병원에서 주는 포도당 시약 마시고 정확히 1시간 후 검사!
(포도당 시약 마시고는 완전 금식!)

 

그런데 내가 설명을 잘못 이해해서 그 전날부터 공복을 유지하라는 줄 알고
전날 저녁 6시에 이른 저녁을 간단히 먹고부터 아무 것도 안 먹었다.
다음날 오후 2시에 검사 예약되어 있어서 자그마치 공복이 18시간 정도 되는 꼴...
이렇게 공복이었다가 포도당 마시면 갑자기 혈당이 오를 수도 있단 글을 봤던 게 갑자기 뇌리를 스쳤다.

 

혹시나 해서 병원에 검사 방법 확인차 전화했더니 그렇게 오랜 시간 공복하지 말라고 해서
부랴부랴 오전 10시쯤에 비빔밥을 좀 챙겨먹었다.

 

오후 1시에 꾸역꾸역 포도당 마시고
병원에 일찌감찌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2시 되자마자 채혈!

 

그나저나 포도당 맛... 누가 그렇게 적절한 표현한건지 ㅋㅋㅋ 상 줘야 해...
꿀렁꿀렁 넘어가는 김 빠진 오렌지 환타맛임
먹을만 하면서도 매우 역겨워, 입덧하면 영락없이 토할 것 같은 상황인데
좀 누그러져서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꾹 참고 눌러담고 눌러담음

검사 미루고 싶지도 않고, 이걸 또 다시 마시고 싶지는 않으니까...

 

 

 

#3. 그래도 식습관은 항상 조심조심

 

이날 코호트 것까지 채혈하기로 해서 피를 아주 쭉쭉 뽑았다.
먹은 것도 없는데(?) 피 엄청 뽑았다며~ 엄살엄살을 부리고는 

차에 타자마자 전날 시어머니께서 사주신 호두과자부터 정신없이 냠냠!ㅋㅋ

당 보충하느라 신이나서 즐겁게 먹다가
막상 배 부르니 갑자기 검사결과 기다릴 생각에 갑갑해져서 말이 없어짐.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니 ㅋㅋ
힘들었다가 신났다가, 신났다가 힘들었다가... 감정 격변의 시대.ㅋㅋㅋ

 

어떤 병원은 간단하게 손 끝 채혈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혈당재고 알려줬다는데
나는 비타민D, 철분 검사까지 같이 하는 거여서
며칠을 기다려야했다.
괜히 밥 먹어서 혈당 높게 나오는거 아닌가 걱정되고
혹시 하필 설마 임당이면 어떡하나 하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발만 동동.
다시는 꿀렁꿀렁 환타 마시고 싶지 않아... ㅠㅠ

 

그러고 며칠 뒤,
임당 검사 정상이라는 문자가 왔다. 와우예!
와우와우 예예!
더불어 중증결핍 이었던 비타민D도 꾸준히 약 먹은 덕에 많이 좋아져서 복용량 줄이기로 함.
철분은 10.뭐라고 하셨는데 철분제 먹던 것 잘 챙겨먹고 다음 검사 때 다시 지켜보자고 하셨다.

 

비록 한 달 정도 임당 검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임당 검사를 통해 찰나 해이해진 식습관에 대해 반성하고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밀가루 간식은 좀 줄여야지..
우리 열무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는데...

 

 

 

#4. 정밀 초음파

 

24주에 임당 검사도 있었지만, 정밀 초음파로 우리 열무 잘있나 확인도 했다.
675g, 33cm인 열무. 와 제법 많이 컸어.. 신기해.

 

정밀초음파라고 해서 뭐 대단히 했다기보다... 평소보다 더 자세히 봐주시는 정도임.
의사선생님께서 속사포처럼 계속계속 이것도 정상이구요, 저것도 정상이구요, 막 말씀하셨는데
고작 기억나는 건 심방수 이런거.ㅋㅋ

 

게다가 초음파 쳐다봐도 도통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의사선생님께서 여기가 어디에요~ 라고 하면 아... 그런가보다 함.
뭐 이상있다는 얘기만 아니면 됐지.

 

그 와중에, 열무 발가락 다섯개가 너무 잘 찍혀서 남편하고 나하고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나 귀여운지... ㅋㅋ 아고 귀여워>.<

 

벌써 절반 이상을 왔네.
우리 열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너무너무 고맙고
나도 큰 문제없이 잘 버티고 있어주어서 고맙다.
스스로에게 칭찬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