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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동차유럽여행

가족유럽여행_2일 05 오르세 미술관

오후에는 오르세미술관-샹제리제거리-개선문-퐁피두센터 일정이 있다.

일정을 짤 때만해도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지겠다며 완벽하다 싶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시간이 문제가 아니고 체력의 한계가 문제였다..

거기다가 이 날엔 Sophie랑 싸우기까지 하고ㅋㅋㅋ(자매의 싸움이란..ㅋ)

다들 무척 지치고 빡센 하루였음.

 

 

 

#1. 파리 센 강의 다리

 

오후 두시쯤 식당을 나와서 센강을 따라르세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 강둑에 초록색 쇳덩어리들이 덮여있어 이게 대체 뭔가 했더니  

시간이 지나니까 하나씩 오픈되며 가판대가 되었다. 오호라.

 

 

 

뭔가 득템할 것 같은 기분인데

한가로이 둘러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ㅠㅠ

 

 

 

 

 

지나가는 길에 퐁눼프(Pont-Neuf) 발견! (이라기 보다 그냥 존재감 없이 덩그러니 있음.)

 

사실... 딱히 임팩트 있거나 대단하지 않아서, 모르고 가면 모르고 지나칠 다리...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앗 퐁눼프닷" 하고 찍은 사진은 이게 고작.. ㅋㅋㅋ

 

최초로 석조로 건축 된 Pont-Neuf는 직역하면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지만,

역설적이게도 1607년에 지어진, 파리 센 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Neuf)이란 영화로 인해 널리 알려졌으나,

실제 퐁눼프 다리에서 영화를 촬영한 것은 아니고 세트장을 만들어 찍었다고 한다.

 

 

사진첩을 뒤적거려보니

"와~ 무슨 물살이 이렇게 세냐." 하고 왕비님이랑 흐르는 강물 구경하는 찰나, 저 멀리 퐁눼프가 보임^^;

 

 

퐁눼프를 지나 좀 더 걸어가면,

또 유명한 다리가 하나 나온다.

 

Pont des arts, 퐁데자르!

 

퐁데자르는 예술의 다리란 뜻으로, 실제 파리의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프랑스 문학에 대해 공부할 적에

내게 매우 충격을 주었던 실존주의 철학, 사르트르!

그가 자주 찾았다는 이 퐁데자르에 서 있노라니,

괜시리 센티맨탈해지고 설렘.

시간을 초월한 공간에 머물러 있는 기분이랄까.

이 곳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생각하였을지.

 

 

 

맞은 편 루브르 박물관이 보인다.

한때는, 난간에 자물쇠를 달아서 자물쇠 다리라고 불렸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하고 아크릴(?)같은 걸로 막아놨다.

 

한 번 더 미련스럽게 뒤돌아 본다.

 

 

 

1689년 루이14세가 세웠다는 왕의 다리, Pont Royal 퐁후와얄을 지나치며.

어째 설정샷 같은 사진 한 장.

 

그저 이곳과 저곳을 잇는 다리일 뿐인데

파리를 찾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애착을 느끼게 하고, 발길을 머물게 하는 것은

파리 센 강 다리들이 갖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들 덕분인가.

쌩뚱맞지만 문득 한강의 양화대교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구절이 생각나네.

 

 

 

#2. 오르세 미술관 (Musée d'Orsay)

 

드디어 오르세 미술관 도착!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산책삼아 뚜벅뚜벅 걸어가니 생미쉘광장에서 오르세 미술관까지 30분 걸렸다.

 

오르세... 라고 하니 옛날 메이플 게임 생각나는 건..

너무 유치하니까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겠다.....ㅋㅋㅋㅋㅋㅋㅋ

 

 

오르세는 원래 기차역이었다. 1900년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지어졌으나

철도 근대화와 함께 서서히 제 기능을 잃게 되면서,

프랑스 정부는 미술관으로 개조하기로 결정.

1986년 오르세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1848년부터 1914년까지의 서양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입장료는 12유로이고 18세 미만 무료. 우리는 뮤지엄패스로 해결.

휴관일 : 매주 월요일, 5월 1일, 12월 25일

9:30~18:00 오픈이지만(17:15 부터 폐관 준비), 목요일은 21:45까지(21:15 부터 폐관준비)!!

휠체어, 접이식 의자, 유모차는 코트룸에서 대여 가능. 미술관 내에 레스토랑 및 카페 있음.

 

 

무딘 듯 섬세한 말의 역동적인 모습과 표정.

 

 

기념이니까 사진도 한 방 찍구요~

저러라고 놓은 돌 덩어리가 아닐 텐데 어찌 딱 다섯개여서..... 지송.. ㅋㅋㅋㅋ

 

 

원래는 저기 사람들이 꽉 차는 모양이지?

우리가 갔을 땐 아주 널널..

 

  

 

두터운 옷과 가방을 보관할 수 있다.

7명 일행이냐 묻고는 흑인아찌가 친절하게 안내하여 한방에 카트 보관할 수 있게 해주셨음.

 

 

 

 

 

#3. 가이드가 필요해.

 

무거웠던 외투를 벗고 홀가분하게 관람시작!


여행 전 미리 동생들에게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 대해 큼직큼직하게 조사를 해놓으라고 했었기 때문에

철썩같이 믿고 오디오 가이드는 생각치도 않고 갔다.

(물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오르세 오디오 가이드 mp3를 다운받아놓긴 했었지만 그닥..)

 

동생들이 사명을 가지고(?)ㅋㅋ 파리에 와서도 전날 밤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미술관에 도착해보니 맨붕~

많고 많은 작품들 중에 자기들이 공부해 온 작품 찾기가 더 어려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유명한 작품들이야 설명 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사전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이해도 어렵고...ㅠㅠ궁금은 하고... 너무 아쉬웠다.

 

내가 귀라도 트여있으면 옆에 앉아서 듣고 싶었던 현지 가이드 ㅠㅠ

아이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던지... 너네 부럽다...

 

 

그래서 그 다음날 루브르에 가서는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는데

이 날도 멍청하게 2개만 대여해서... 또 낭패.ㅋㅋㅋ

서로 관심있는 작품도 다르고 둘러보는 속도도 다르고.

그냥 1명당 하나씩 오디오가이드 대여할 걸....

대표로 듣고 가족들에게 설명해 줄 여유가 없다. 

시간도 쫓기고.. 그냥 줄줄 혼자 들으면서 봐야함.

가족 7명이서, 언어가 안되는 미술관을 우르르 처음 가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네 ㅠㅠ

아무튼, 우리가 갔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르세에 한국어 가이드 있다고 하니. 꼭 대여대여!

 

 

 

#4. 예술의 경계

 

왕비님도 엇! 하고 알아보신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의 만종(L'Angélus)과 이삭줍는 여인들(Des glaneuses)

 

 

 

유리창 너머. 안방처럼 프리한 자세로 작업하고 있길래 신기해서 멍...

복원하는 거겠지?

 

 

 

저렇게 가까이서 핸드폰에 담으면 뭐하나.. 색감과 터치가 온전하게 카메라에 담기나?..

한심하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던 우리도....

 

 

 

몇 장 찍음..ㅋㅋㅋㅋㅋㅋㅋㅋ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자화상(Portrait de l'artiste)과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La nuit étoilée)

 

 

 

작품을 일일이 사진 찍는 게 무의미한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고 있음.

내 두 눈에, 내 마음에 많이 많이 담고 와야지, 했는데

돌아와보니 시간이 흐를 수록 기억은 흐려지고 마음은 무뎌지고... ...

그저 이렇게라도 남은 몇 장의 사진으로 다시 그때의 감동을 회상한다.

이제야 그 때 아저씨가 이해 되네.ㅎㅎㅎ

 

 

루브르 박물관과 뛸르히 정원이 보인다. 내일은 저기 갈거야..ㅋㅋ

 

 

예술 작품 감상하는게 왕비님 취향에 맞을지 걱정했는데 진지하게 감상 중이신...

토마스 쿠튀르(Thomas Couture)의 타락한 로마인들 (Romains de la décadence) 

 

 

 

막시밀리옹 뤼스(Maximilien Luce)의 1871년 5월 파리의 거리(Une rue de Paris en mai 1871)

 

파리 코뮌은 1871년 3월 28일부터 5월 28일 사이,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파리 민중들에 의해 수립된 혁명 자치정부이다.

다양한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정치 세력들이 결합된 파리 코뮌은 프로이센에 계속 항전하며 도시의 자치, 공화정치를 지지했다.

그러나 베르사유로 도망쳤던 정부군이 다시 돌아와 파리를 공격하면서 5월 21일을 시작으로 일명 "피의 일주일" 이라고 불리는  대학살이 일어난다. 이 싸움으로 인해 코뮌군 약 2만 여명이 사망하였으며 3만 8000명이 체포되고 7000명이 추방되었다고 한다.

5월 28일 마침내 코뮌군이 진압되었으나 그 후에도 백색테러는 계속 되어, 파리의 다리 밑은 강물 대신 시신이 흐를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처참하였을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앙투안 부르델(Antoine Bourdelle)의 활쏘는 헤라클레스(Héraklès tue les oiseaux du lac Stymphale)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스튄파로스호의 괴물새를 겨냥하여 막 화살을 쏘려는 장면.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지옥의 문(Porte de l'Enfer)과 우골리노(Ugolin)

 

 

프랑스 정부로부터 장식미술관의 출입문을 의뢰 받아 20여년에 걸쳐 만든, 로댕의 대표적인 작품 지옥의 문.

로댕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볼 수 있는 이 조각상은,

그가 즐겨 읽던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주제로 하였는데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지옥을 방문하여 처절한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목격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댕은 1900년 오리지널 석고 모형을 전시하였으나, 결국 미완성으로 생을 마감한다.

로댕이 죽은 뒤, 파리 로댕 박물관의 수석학예관이 지옥의 문을 짜 맞추어 1926년 최초의 청동상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물상 하나하나가 대단한 걸작들이어서 독립상으로도 유명하다.

익히 알고 있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비롯하여, <우골리노>,<웅크린 여인>,<세 망령>,<한때는 투구 제작자의 아리따운 아내였던 여인>, <아담>, <이브>, <절망>, <사랑의 도피>, <무릎 꿇은 탕녀>등이 있다.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귀스타브 제프루아(Gustave Geffroy)

 

 

장 당(Jean Dampt)의 세례 요한(Saint Jean-Baptiste)

 

 

도미니크 장 바티스트 위그(Dominique Jean-Baptiste Hugues)의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Oedipe à Colone)

 

 

이렇게 보니 정말 기차역이네.

예쁘다.

 

 

 

다른 애들은 여유롭게 앉아서 시간이 가든지 말든지 그림 그리는데에 하염없는데..

우린 시간이 없어서 슥슥 지나가니 괜히 막내가 안쓰러움 (막내는 정작 그림 그릴 생각 1도 없었을지도..)

막내한테 도움될까 하고 데생 사진 몇 장.. 막 찍기.

 

 

 

 

 

벌써 오후 다섯시... 아주 바삐 움직였는데도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제대로 보려면 하루 반나절을 다 쏟아부어도 부족할 것 같다..ㅠㅠ

 

오르세 미술관을 일정에 넣을 때,

미술전공인 막내 나나와 이것저것 관심사가 넓은 무미니 빼고는 예술에 깊은 조예가 없는지라

유명하다니까 한 번 둘러보는 모양새가 될 것 같아 조금 걱정했는데

가족들 모두 흥미롭게 관람하며 감동과 영감을 받아 내심 기뻤다.

작품에 대해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서 침묵하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미술관이라 해서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예술의 경계는 따로 없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은게 흠일 뿐... 에헴..

 

 

기진맥진 Sophie 무릎에 쓰러진 왕비님 ㅎㅎㅎㅎ

 

 

 

체력대로라면 이렇게 오르세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딱 일정이 끝나야 맞는데

아직... ... 일정이 많이 남았다.

움직여야 해.ㅠㅠ

왕비님 일어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