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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동차유럽여행

가족유럽여행_2일 01 바스티유 광장 지나 생폴생루이 성당까지

프랑스 파리, 2016년 2월 11일 목요일.

새벽에 비가 내렸고, 제법 쌀쌀해서 핫팩까지 챙겼음.

 

 

#1. 유럽에서 맞이한 첫 아침.

 

Bonjour!

평소같으면 눈도 못 뜨고 쓰러져 있을 늦잠꾸러기들이지만 모두 새벽에 벌떡 일어나 씻었다. 기특한지고(특히 내가ㅋㅋㅋㅋ)

오전 여섯시, 한 자리에 모여 앉아 가벼운 아침식사를 한다.

왕비님이 준비해오신 누룽지를 끓여 따뜻하게 속을 데웠다.

밥이 먹고 싶은 사람은 간단하게 스팸, 김자반으로 좀 더 냠냠. 반찬 별 것 없는데 왜이리 꿀맛이느뇨.

 

식탁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신문지 깔고...

그 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정말 웃긴다. 피난민도 아니고ㅋㅋㅋ

 

 

 

 

꽤 날씨가 쌀쌀하니 단단히 챙겨입고, 핫팩도 챙겨들고 출발!

시타딘 리퍼블리크 숙소에서는 커피, 코코아가 프리!

따뜻하게 한 잔씩 뽑아들고 숙소 앞에서 기념샷을 남기며 본격적인 파리 뚜벅이 투어를 시작한다.

 

오늘 오전 일정 : 바스티유 광장 → 빅토르위고 집 → 노트르담 대성당 → 생트 샤펠 → 생미셸광장 근처에서 점심

 

 

 

 

새벽에 잠시 비가 내렸나보다. 도로가 촉촉하게 젖어있다.

파리의 아침, 조용한 거리. 이런 느낌이란 말인가! 설레는 마음으로 걸어간다.

 

 

 

 

 

#2. 파리의 아침을 산책하다.

 

휴대폰 지도앱의 GPS를 보면서, 골목골목을 지나 히샤흐 르누와흐 대로(Boulevard Richard Lenoir)로 나왔다.

이 대로를 따라 쭉 걸어가면 바스티유 광장이 나온다.

왕비님은 찬 바람에 눈이 시려워 안경을 쓰셨다. 히히 귀요미네.ㅎㅎ

 

 

 

 

아래 사진을 보면 건물 외벽만 덩그러니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 기억에, 프랑스 파리는 도시계획 측면에서 도시의 경관을 지키고자 건축물의 외관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며,

높은 고층건물도 짓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외벽을 저렇게...

예쁘고, 신기하고, 어쩌면 유별나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유의 무언가를 지켜내려고 하는 마인드가 참으로 존경스러움.

 

 

 

대로를 따라 걷고 있노라면,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목줄 없이 서성대는 큰 개를 보고 우리 가족 모두 움찔 했더니 (사진 오른쪽)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현지인 아주머니가(사진 왼쪽) 저 개들 주인에게 가서 막~~~!!! 화를 냈다.

 

 

외국인이 좀 놀랐다고 하더라도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건데

굳이 주인에게 가서 "당신의 무책임한 행동이 주변사람에게 어떤 민폐를 끼칠 수 있는지"를 따지

당당하게 시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보고 왠지 감동받음.

가뜩이나 파리는 외국인에게 불친절하다고 세뇌당하듯이 들어와서 무척 부정적이었으나

아주머니의 대응을 보고 파리 시민에 대한 첫인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병 분리수거함. 이게 뭐라고 이것마저 신기해서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바스티유 재래시장 (Marché de Bastille)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대로변을 따라 바스티유광장으로 향하던 우리는 생각치도 못했던 재래시장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중에 돌아와서야 유명한 시장이란 걸 앎.  Marché de Bastille!

해외에서 현지 시장만큼 재미난게 있을까! 들뜬 마음으로 시장을 헤집고 다님ㅋㅋㅋㅋ

 

 

 

 

 

시장에는 해산물, 육류, 채소, 과일, 화훼, 생활용품 및 주방용품, 반찬(피클류), 치즈 등등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우리 왕비님, "김치는 없나?" 하며 유럽에 오신 첫 날 부터 김치를 찾네..ㅋㅋ

벌써부터 찾으시면 안 되거든요~!

 

 

 

 

 

 

 

 

 

이 때는 평일의 출근 시각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한산했다. 좀 더 북적였다면 좋았을텐데.

시장 너머 바스티유 광장의 7월 기념비(La colonne de Juillet)보인다.

 

 

 

#4. 바스티유 광장 (Place de la Bastille)

 

즐겁게 시장구경 하다보니 어느새 바스티유 광장에 도착했다.

 

 

 

여기가 바로 그 바스티유 광장입니까!?

프랑스 혁명의 시발점인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이 있었던 역사적인 곳. 

 

성채로 지어졌던 바스티유는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혁명정부에 의해 철거되었다.

현재는 광장으로만 남아 중앙에 7월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그 옆에는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으로 설립된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베르사이유의 장미로 바스티유를 기억하고 있지.

어려서 역사적인 배경은 하나도 모르겠고, 단지 오스칼이 멋있다는 이유로 엄청 몰입해서 봤는데... ㅋㅋㅋ

안돼!! 오스칼!! 죽으면 안돼!!를 얼마나 외쳤던가..

이른 아침, 하늘까지 저래서인가 괜히 또 생각나서 슬퍼졌음 ㅠㅠ

 

 

 

#5. 보주 광장 (Place des Vosges)

 

우리는 보주 광장에 위치한 빅토르 위고 집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길로 쭉 가면 보주광장이 나온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처음에는 왕실을 위한 광장이었으나,

추후 광장을 중심으로 귀족들이 거주하면서 그들의 쉼터가 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진 속에선 엄청 생기있고, 활기있고, 사람들도 바글바글 했는데 우린 겨울이라 너무 휑하다.ㅋㅋㅋ

하지만 이게 파리의 진짜 모습? 속마음 그런 것 같았달까.

인위적이고 정형화 된 아름다움에서 새어나오는 쓸쓸한 자유 ..같은? 뭐래니 나ㅎㅎㅎㅎㅎ

암튼, 2월 중순이기에 나무에 잎사귀 하나 없이 싸늘했음에도 아름다웠고, 또 왠지 슬프게 느껴졌다.

 

그 와중에 잔디는 이렇게나 파릇파릇.

 

 

 

 

광장 중앙에 위치한 루이 13세 기마상

 

 

 

 

#6. 빅토르 위고의 집(Maison de Victor Hugo)

 

이제, 빅토르 위고 집을 찾아가자.

빅토르 위고라니ㅠㅠ 좋아좋아ㅠㅠ

어릴 때, 레미제라블 책을 베개 밑에 두고서 몇 번이고 읽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울었던 적은 거의 없는데... 그 어린 내 가슴을 저리고 안타깝게 했던 장발장!!  

 

 

 

 

두근두근. 여기가 바로 빅토르 위고의 집!

레미제라블도 여기서 집필하였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박물관으로 만들어 개관하였다.

 

 

 

근데, 뭔가 쌔함.

 

문 앞에 붙어있는 공지를 보니 10시부터 오픈한단다. 지금은 9시 정각...ㅠㅠ

지나가는 길에 들리자 이런 개념이어서 신중히 알아보지 않았더니...오픈 시간은 생각도 못하고 왔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기에, 그냥 다들 쌈박하게 포기.

여기가 빅토르 위고 집이구나 하고 돌아가기로... ㅋㅋㅋ헤헤헤

 

 

 

 

#7. 생 폴 생 루이 성당 (Paroisse Saint-Paul Saint-Louis)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이동하는 길에 커다란 성당이 있길래 여기 뭐야~? 하고 들어가보게 되었다.

새빨간 문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아하, 여기가 생 폴 생 루이 성당이구나.

 

 

Paroisse Saint-Paul Saint-Louis

7, passage Saint Paul 75004 - Tél : 01 42 72 30 32

paroisse.stpaul@wanadoo.fr

www.spsl.fr

 

 

내부는 아주 조용하고 경건하고 묵직한 분위기가 돌았다.

 

 

 

천장에 푸른빛이 도는 듯 하다. 아름다워.

 

 

 

 

사진에서 잘 안 보일지도 모르는데 문 양쪽의 기둥에 조개모양의 성수대가 있다.

이 것은 빅토르 위고가 그의 장녀인 레오폴딘(Léopoldine) 결혼식과, 막내딸 아델(Adèle)의 세례를 기념하며 기증한 것이다.

 

 

성당을 다 둘러보고 나오니 오전 9시 30분 쯤 되었다.

이제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해 갈 차례!

 

휴, 걸어요 걸어! 

다음 포스팅까지 걸어!

 

 

 

PS. 이제 와 기억을 더듬고보니, 여행을 완전 날로 다녀온 듯하다.

사진을 보면 멍- 어디지, 이건 무슨 그림이야, 대체 여긴 어떻게 갔어?.... ㅋㅋㅋㅋ

아마 가족들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어디어디 갔는지도 모르겠지.

그래서 더더욱 포스팅을 후딱 해야하는데...

요즘 시간이 없기도 하고, 그 시간마저도 쪼개어 다른 포스팅과 동시에 쓰다보니

3일째 같은 포스팅을 잡고 있었다. 파리에서의 첫날 오전 조차 정리가 되질 않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는 안되겠다싶어 당시 유럽여행 멤버의 일원이었던 남편 앉혀놓고 동영상이랑 사진 둘러보며 기억을 더듬고 있다.

둘이서 모니터 앞에 앉아 사진과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포스팅은 뒷전이고 추억팔이하며 수다떨기 바쁘다.

그러다 결국은 또 떠나고 싶은 그리움에 사무치고 마는... 무한반복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