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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용인 죽전 데이트 / 죽전 올반 / 보정동 카페거리

 #1. 텔레파시

 

지니언니를 추석 때 못 만나서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겸사겸사 올라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역시 Sophie사마!

텔레파시라도 통했는지 뜬금없이 "우리 지니언니한테 놀러갈래!?" 라며 전화를 한다.

소름.. ㅋㅋ 진짜 우리 쌍둥이 아닌가요?...

마침 언니가 토요일 휴가를 내어 우리들을 맞이해준다고 하니 일이 착착 풀려 데이트를 약속했다.

 

 

 

#2. 대전에서 용인으로

 

나란 인간은 주말에 무조건 쉬어야 다음 주를 무사히 버티는 사람인데

토요일에 집을 나설 생각을 하다니. 스스로 대견하다 대견하다 하며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용인으로 향했다.

 

만남의 장소는 용인에 있는 죽전역.

물론 대전에서 용인가는 버스도 있지만

성남시외버스터미널 야탑역에서 죽전역으로 가는게 제일 빠르기 때문에

대전청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아침 8시 45분차를 타고 성남으로 향했다.

한 가지 흠이라면... 대전에서 성남으로 가는 버스는 우등이 없나봐.

쩍벌남 아저씨 덕분에 창가에 납작 붙어서 갔다. 후... 매너 좀.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누군가"가 돌아오지 않아 20분 가량 지체되었다.

방송도 여러 번 했는데 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버스기사 아저씨도 씩씩 화를 내고 승객들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저씨가 잘못 센거 아니냐며 막 추궁도 하고...

순간이었지만 섬뜩한 군중심리 목격...

 

결국 문제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못한 채 그냥 두고서 출발했다.

이렇게 승객을 두고 갈 땐 휴게소 측에다가 말을 해놓고 떠나는 모양이다.

혹시 나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버스를 놓친다면

당황하지 말고 휴게소 안내데스크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 같다.

 

 

 

#3. 죽전 이마트 올반

 

만나자마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셋이서 어떡하지어떡하지만 연거푸 되뇌다가 결국 각자 입맛대로 먹자며

죽전 이마트에 있는 한식뷔페 올반에 갔다.

대전에서 몇 번 가봤었는데 간이 과하지 않았던지라 콜!

 

 

주말 치고는 사람이 없다.

지니언니는 와봤다는 사람이.. 두리번 두리번 ㅋㅋㅋ

 

 

메뉴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서, 대단히 먹을 것은 없다.

자연별곡보다는 올반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뭐 비슷비슷하다.

내가 올반에서 좋아라하는건 잡채, 불고기. 샐러리장아찌. 야채스틱.

 

비싼 뷔페를 가도 죽 먹고 밥 먹는...나는야 밥순이

이 날도 어련할까 연잎밥과 소고기들깨죽.

그런데 죽이 너무 짰다.ㅠㅠ 심지어 다른 음식들도 대체적으로 짠 편이었다.

물론 내가 싱겁게 먹는 것도 있지만... 지점마다 맛이 다르구나... 조금 실망...

잡채도 맛 없고 ㅠㅠ

 

 

올반 두부는 좀 많이 단(?) 편이다.

두부가 달다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달다.

나는 그저 찐~하게 고소한 두부를 원하는데...욕심인가 ㅋㅋ

암튼 두부 정말 좋아라 하는데도 별로 손이 가질 않더라.

Sophie가 한~그릇 퍼와서 먹더니 달단다.ㅋㅋ

 

 

맛이 있다, 없다, 짜다, 달다...이렇다 저렇다 하면서도

수다떨다보니 몇 접시를 클리어했는지 ㅋㅋㅋㅋㅋ

다들 뒤뚱뒤뚱 거리며 일어섰다. 그래 뷔페는 이런곳이야 음하하하

 

 

 

#4. 죽전 CGV 에서 성난변호사 보고 성난자매

 

내가 영화관 정말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자매들과의 즐거운 데이트를 위해 싫은 내색 않고 콜을 외쳤건만.

아니나다를까 역시... 영화는 실패였다. 으아!!!!

영화관도 작고 스크린도 작고... 영화도 재미없고...

등받이 걷어차이는 건 두말할 것 없고...

 

 

서로 본 영화 제외하고 나니 볼만한 게 성난변호사 밖에 없는데...

변호사가 성난게 아니라 우리가 성났다.

스토리도 재미없고 연기도 몰입 안 되고. 언니는 졸고 있고...

 

영화보는 내내 김고은이 치즈인더트랩 홍설역에 과연 어울리는지만 자꾸 생각함.

영화 끝나고 소감을 나누는데 Sophie도 나랑 똑같이 그 생각만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에라이 쌍둥이녀석아

 

 


#5. 보정동 카페거리

 

영화 때문에 셋다 격분하며 자리를 옮겼다.

지니언니네 집이 보정동 카페거리 근처라 Sophie한테 구경시켜주기로!

 

점심이 아직 소화도 안 되었고 죽전 신세계백화점에서 보정동 카페거리까지 꽤 가까워서

도란도란 걸어본다.

그래도 한 번 와봤다고 앞장서서 Sophie한테 가이드!

 

"여기여기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 치마 찢어지는 장소!"라며 혼자 흥분..헤헤

Sophie는 애써 우아~우아~ 해줬다. 다 티나 ㅋㅋㅋ

 

 

근데 사실 여기... 특별하게 볼 건 없고 그냥 분위기 때문에 한 번 들려볼만 한 정도? 

게다가 지금은 조금 이른 저녁이라 조금 썰렁한 감이 없잖아 있다.

 

더 밤이 깊어지면 카페들의 조명들이 거리를 예쁘게 밝히고

소박하면서도 시끌시끌한 특유의 분위기로 가득찬다.

 

 

 

 

 

 

앗!

무미니가 제일 좋아하는 무민이다. (그래서 무미니임)

선물로 하나 살까말까 구경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패스.

가판대에서 사진 못찍게 하던데 여기는 쿨하게 찍어도 된다고 해서 한 장 찍어봄.

너무 귀엽다 ㅠㅠ

 

 

 

 

 

#6. 용인 보정동 Las Margaritas 멕시코 요리 전문점

 

분명 점심 때만 해도 영영 아무것도 안 먹어도 될 것 같았는데

이 거짓없이 정직한 배꼽시계란.. ㅋㅋ

 

또 셋이서 뭐먹지뭐먹지 도돌이표 고민하다가

보정동 카페거리 옆(?)에 멕시코 요리 전문점이 있어서 가기로. 라스 마가리타스!

분위기나 인테리어는 뭐 그냥 쏘쏘.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직원들 응대 역시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좀 일찍 들어섰더니 손님이 별로 없다. 나중에 하나씩 테이블이 채워짐.

 

 

메인 나오기전에 간단히 나초가 나오는데 저 토마토살사소스가 참 맛있다.

 

이날 따라 목이 너무 타서 맥주 생각이 간절해 둘에게 허락받고(?) 클라우드 한 잔.

첫 한 모금은 기막히게 좋았는데..... 혼자 마셔서 그런지 흑흑

나도 술을 딱히 즐기진 않는데 주변에는 아예 안 마시거나 못 마시는 사람들 뿐...힝

 

 

애초에 멕시코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기준이 없지만

꽤 맛있었던 퀘사디아.

고기 비린내 안나고 치즈 적당하고.

 

 

그와 반대로 이 멕시칸피자.. 진짜 맛 없었다.

원래 이렇게 맛이 없는건지 아니면 이 집이 맛이 없는건지 누가 설명 좀..

사진은 되려 맛있게 찍힌 편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셋 다 한 조각씩 겨우 먹고 포기. 가격도 비싼데 양은 적고 맛은 없고 !!!!

퀘사디아와 토마토살사소스만 아니었으면 여기 매우 나쁨나쁨 하며 나섰을 뻔했다.ㅋㅋㅋ

 

 

 

 

#7. 마무리

 

아 얼마나 수다를 떨었던지...

오랜만에 지니언니 얼굴도 보고 참 즐거웠다.

밤새 수다 떨고싶었지만 언니네가 좁아서 당일 데이트로 마무리하고 우린 서울로 향한다.

 

아쉬운 작별. 멀어지는 두 동생들이 점점점이 될 때까지 마중하는 지니언니를 보며 괜히 울컥한다.

2시간 남짓 걸리는 이 거리가 뭐라고 자주 만나지도 못했을까.

타지에서의 홀로서기, 무심하고도 뼈저린 외로움이 함께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사실...

"거리가 멀어서" 라는 건 옛날 옛적 핑계일 뿐.

멀게만 느껴지는 이 거리가 실은 마음의 거리가 아닐런지...

조금만 용기내어 부지런히 나서면

어느찰나 마주앉아 있고마는 서로를 발견하게 되는데 말이다.

 

또 보자! 

내가 그 쪽으로 갈게.